이름: 사공
2013/6/28(금)
계간 [대전문학] 2013.여름호 (60호) - 시 2편  


      계간 [대전문학] 2013.여름호 (60호) -  시 2편


      기다림의 단상(短想)    /김춘경


      1.
      기다림은
      강물에 하늘을 담그듯
      깊고 깊은 그림자를
      심장에 드리우는 것이다


      2.
      기다리는 일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부족한 마음을
      가슴에 넣어 보는 일이다


      3.
      기다림은
      사랑하는 마음보다도
      더 큰 마음으로
      자신을 온전히 감싸는 것이다
               

      4.
      기다림은
      기다릴 수록 커지는 바램이
      뼈아픈 혼란으로 와도
      그냥 행복해야하는 것이다


      5.
      기다리다 보면
      스스로 지워야 할 것들 조차
      온통 서글픔으로
      소리없이 지워진다


      6.
      오래 기다리면
      오지 않는 것들조차
      간절함이 실려
      온 듯한 착각이 든다


      7.
      기다린다는 것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보다
      어쩌면 더 미치도록
      아름다운 것이다


      8.
      기다림은
      아직까지 느리도록
      오지 않는 것에 대한
      곱고 아름다운 애정이다


      9.
      기다리다 지쳐 쓰러져도
      기다려 주는 것이
      최소한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일이다


      10.
      기다린다는 것은
      밤새 다 비워 내도
      다시 또 채우는 일이다
      이렇게 힘이 드는 것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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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원고 - 주제: 꽃>


      국화꽃 향기    /김춘경


      투명한 찻잔 가득 그윽한 국화꽃 향기
      뜨거운 액체 목젖을 타고 흘러내리면
      알싸한 과거를 훑어 내며            
      혀끝에 달라붙는 물기 빠진 꽃잎 하나
      밥알에 섞인 돌멩이처럼 딱딱하니 선다
               
      사라진 건 사랑이 아니라 향기라고
      말라 버린 건 추억이 아니라 꽃잎이라고
      단단해진 건 결별이 아닌 그리움이라고
      되 뇌이 듯 입술을 부딪힐 때마다
      비켜 갔던 통증들이 꽃잎으로 되돌아 온다

      그래, 너도 한때는
      향기로운 국화꽃송이의 완전한 한쪽으로
      연약한 몸 휘감기던 부드러운 사랑이었으리
      혀끝으로 밀어낼 수 없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꽃잎이었다 고백하리
      노오란 향기 향긋한 오늘 같은 날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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