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사공
2008/2/26(화)
봄 향기 취하는 사유(事由)  

 

봄 향기 취하는 사유(事由)   /詩: 김춘경



숱한 봄이 지나갔건만

숫가락 닳도록 먹어 치운 한 끼처럼

잊혀져 버린 봄에 이유가 있었을까

무정이 병이라면 세월이 약이지

종종 걸음의 행보에 흙먼지 하나 없음이

무에 그리 아쉬울까


그러나 오늘 문득

만개한 벚꽃나무 그늘 아래

분분히 떨어진 세월의 조각들을 만나니

이름 없는 한숨이 몰려오네

아, 나이를 먹으며 무뎌짐이

이토록 사각 한 귀퉁이의 아픔이라니

지나간 봄날의 화사함이

서러운 꽃향기 뿜으며 온 몸을 감싸오네


이제 이쯤에서 이 봄을 세워

반라(半裸)의 여인 농염한 자태로 다가가

긴 포옹의 밀회를 즐겨 봄은

가 버린 세월을 위로하는

봄 향기 취하는 사유(事由)로

충분하지는 않을까

사랑하고 싶은 봄, 이 봄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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