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사공
2008/2/26(화)
여름편지  

 

여름편지 /詩:김춘경



당신,

당신은 아시는지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발 잠긴 강물보다 시리고

스치고 지나가는 향기가

머무는 향기보다 더 향이 짙은 이유를


여름밤이 낮보다 짧아 더 아름다운 까닭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어느새 한여름이지만

지나온 터널의 가장자리엔

아직도

사랑이 눈처럼 녹아 내려 얼룩진 겨울인 것을


세월의 강물에 떠도는 부각 같은 미련들

한 개씩 없어지는 포도 알처럼 사라질 때

우리는 덧없이 늙어 가고 있음을

그래서 더 사는 게 아름답다는 것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여름이 가기 전에

주소 없이 보내는 편지에

검붉은 포도껍질에 담긴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는 이유를

당신, 당신은 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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