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인: 미랑 이수정
나레이션: 사공/김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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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5/13(목)
저무는 산문[山門]에서  

    저무는 산문[山門]에서   / 미랑 이수정
                                                 - 낭송:김춘경-


    기울어진 햇살 아래
    상처 같은 한 줄기 오솔길 숨겨 안고
    한 필 명주 빛으로 눈부신 가을 산을
    길 잃은 갈색 갈바람처럼 서성이다.

    하늘의 마른 핏줄인가
    헛헛한 나뭇가지 사이 눈길 주면
    아픈 추억 하나쯤 뉘 없으리 요만
    누구나 그 중 제가 제일 아프다지만
    부챗살 펼쳐든 수풀 서걱이며
    그대 이리로 오시는 듯
    자꾸만 내게로
    얼비쳐 오는 그림자 하나…….

    해는 이내 산 너머 가고
    땅거미 내리는 가을 [山門]에 서서
    혼자서 되뇌는 마음의 말
    그대 지금 어디 가 계신지
    잠 편히 잘 계시는지
    정녕 언제쯤 다시 올수 있으신지.

    올가을도 저 혼자 저리 깊어만 가고
    가슴속 깊이 새겨지는 아린 길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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